초여름의 서정, 괴산에서 만난 자연의 두 얼굴: 동진천 양귀비와 감물면 황금보리

 

초여름의 서정, 괴산에서 만난 자연의 두 얼굴: 동진천 양귀비와 감물면 황금보리

계절의 여왕 5월이 물러가고 녹음이 짙어가는 6월, 충청북도 괴산군이 선사하는 자연의 다채로운 풍경이 도시민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축제가 가라앉은 자리에 더욱 선명한 붉은빛을 발하는 동진천의 양귀비와, 바람결에 황금빛 물결을 일으키는 감물면의 보리밭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숨 돌릴 틈과 함께 깊은 서정을 안겨준다. 초여름의 정취가 절정을 이룬 괴산의 두 명소를 찾아 그 생생한 풍경을 담았다.

빨간맛 페스티벌 걷기대회 장면(사진 괴산군)

동진천, 축제 후에도 꺼지지 않는 붉은 열정

지난 5월 25일 막을 내린 '2025 레드향 페스티벌'의 열기는 아직 동진천변을 떠나지 않은 듯했다. 축제 기간 동안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붉은 양귀비 군락은 여전히 만개하여 강렬한 색채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주최 측이 마련했던 주요 포토존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늦깎이 방문객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특히, 정해진 시간에 맞춰 운영되는 음악분수는 한낮의 더위를 식혀주며 양귀비의 붉은 빛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축제 이후에도 양귀비의 개화 상태가 양호하여 당분간은 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파로 북적이던 축제 기간을 피해, 보다 한적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픈 이들에게는 지금이 오히려 적기일 수 있다.

‘女心’ 유혹하는 양귀비 꽃(사진 괴산군)

감물면, 바람이 그린 황금빛 수채화

동진천의 정열적인 붉은색과 대비되는 차분함과 풍요로움은 감물면 일대의 밀·보리밭에서 만날 수 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광활한 들녘은 이제 막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해, 보는 이의 마음에 평온함을 안겨준다. 간간이 불어오는 초여름의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 이삭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율동하며 자연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이곳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농촌의 생명력과 수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교육적 가치도 지닌다. 마침 6월은 첫 밀과 보리를 수확하는 시기로, 농부들의 땀방울로 일궈낸 결실의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도시의 소음과 분주함에서 벗어나 자연의 순환과 고즈넉한 농촌 풍경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감물면의 황금보리밭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괴산의 6월, 자연이 주는 위로와 성찰의 시간

충북 괴산이 간직한 6월의 풍경은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을 넘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연이 주는 위로와 함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동진천의 강렬한 생명력과 감물면의 풍요로운 평화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잠시 멈춰 서서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느껴보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짧은 초여름, 괴산에서의 하루는 오랫동안 기억될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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