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충남분원 기공식 개최

충남 부여군이 친환경 미래소재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첫 삽을 떴다.
부여군(군수 박정현)은 지난 10월 17일 규암면 오수리 536번지에서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충남분원’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부여군수와 도·군의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 충청남도·산업부 관계자, 지역 기업인과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충남 서남부권 최초의 친환경 연구 거점 탄생을 축하했다.

버섯 자원으로 대체가죽 개발… 부여, 친환경 신소재 산업의 거점으로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으로 추진되며, 버섯 등 식물성 자원을 활용한 대체가죽 소재의 연구개발부터 실증·산업화까지 한 곳에서 수행하는 통합 체계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부여군은 친환경 바이오 신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부여군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의 협약(MOU)을 통해 분원 설립을 이끌었으며, 올해 10월 착공해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이후에는 버섯 폐배지와 바이오매스 기반 원료를 활용해 ▲부직포 기재 생산 ▲열가소성 필름 생산 ▲시트 복합 성형 ▲소재 품질 인증 및 특성 분석 등 전 주기적 지원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이번 분원 설립은 부여군이 친환경 미래소재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연구와 시험, 기업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공은 부여군이 세우고, 빛은 충남도가 가져갔다”… 박정현 군수의 공개 비판

그러나 기공식 이후에는 예상치 못한 ‘공로 논란’이 불거졌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기공식 현장이 마치 충남도가 주도한 행사처럼 꾸며졌다”며
“‘힘쎈충남’ 로고가 도배된 홍보물과 보도자료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군수는 “이 사업은 부여군이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MOU를 맺고 시작·주도한 사업”이라며
“충남도는 상급기관으로서 협력한 것일 뿐, 주체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기초지자체가 이뤄낸 결과를 광역단체가 마치 자신들의 성과처럼 포장한 것은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충남도는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여군 공무원들이 몇 년간 노력해 얻어낸 결과가 다른 기관의 치적으로 둔갑됐다”며
“일은 부여군이 하고, 공은 도가 가져간 격”이라고 지적했다.

도와 군의 역할, 지방 협력 구조의 숙제

이번 논란은 지방정부 간 협력 사업의 주체성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의 경우 광역자치단체의 협조가 필수이지만, 실제 기획·유치·추진은 기초지자체가 주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사업은 부여군이 기초지자체로서는 드물게 산업연구기관 분원 유치에 성공한 사례로, 그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광역과 기초가 함께 일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공적 기여의 주체를 명확히 기록하는 행정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부여군의 오랜 노력과 추진력을 도가 제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 미래소재’의 길, 협력과 공정이 함께 가야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충남분원은 내년 완공 이후 충남 서남권 산업지형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출발점에서 불거진 주도권 논란은, 지방정부 간 협력과 공정한 평가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산업의 중심은 기술이지만, 지역의 성장은 신뢰와 협력에서 비롯된다.
공을 나누는 방식이 곧 지방행정의 품격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이번 논란이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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