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보조사업 악용… 법원 “계약 이행 의사 없이 피해자 기망” 판단
부여군의 ‘레저스포츠관광 활성화사업’을 악용해 중고 열기구를 신품으로 둔갑시켜 납품한 혐의로 기소된 열기구 제작업체 스카이배너 대표 A씨(58)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판사 김희수)은 9월 12일 ‘사기 및 공무상표시은닉’ 사건(2025고단36, 299 병합) 선고공판에서 피고인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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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5089 열기구가 2021년 11월 안정성 인증 검사 받을 당시의 모습 |
“중고 열기구를 신품으로 속여 5,950만 원 편취”
재판부에 따르면, 부여군은 2021년 ‘레저스포츠관광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홍보용 열기구를 제작·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 시행자인 부여열기구협회는 부여군의 보조금을 받아 열기구 제작 계약을 진행했고, 입찰을 통해 스카이배너가 낙찰자로 선정됐다.
피고인 A씨는 같은 해 10월 협회와 계약금 5,950만 원 규모의 열기구 제작·납품 계약을 체결했지만, 신품을 제작하지 않고 2013년에 제작된 중고 열기구(신고번호 S5089)의 외피(Envelop)만 교체한 뒤 마치 신품인 것처럼 위조된 ‘안전성인증서’를 제출했다.
A씨는 인증서의 제작일자를 원본 ‘2013. 3. 15.’에서 ‘2021. 11. 20.’으로 변조한 뒤 납품검사를 받고, 12월 9일 협회로부터 계약대금 전액(5,950만 원)을 수령했다.
2022년 4월 열기구 사고 발생…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부품 불법 교체’ 확인
납품되지 않은 해당 열기구는 피고인의 임의 운항 과정에서 사고까지 이어졌다.
2022년 4월 18일, S5089 열기구가 고도 약 25m 상공에서 패러슈트라인이 과도하게 당겨지면서 7~8m 지점 에서 배기밸브가 완전히 개방됨과 동시에 강하율이 증가하여 급속히 낙하하기 시작하였으며 지상에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해 탑승자 4명의 인명 피해를 동반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사고 이후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 피고인 A씨는 2021년 11월 26일 안전성 인증을 받은 직후, 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버너와 바스켓(탑승바구니)을 무단으로 교체해 열기구를 운항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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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4월, 열기구 S5089 추락당시의 추락지점과 현장(사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
“공무상 표시 은닉” 혐의도 병합… 법원 “기망·조작 의도 명백”
이후 부여열기구협회는 해당 열기구가 중고품으로 제작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납품 거부 의사를 밝히고, 2024년 논산지원에 동산 인도 청구와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무시하고 열기구를 다른 장소로 옮겨 보관하며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친 혐의(공무상표시은닉)로도 추가 기소됐다.
김희수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납품계약에 명시된 신품 납품 의무를 알고 있었음에도 중고 부품을 사용하고, 인증서 제작일자를 조작하는 등 명백한 기망행위를 했다”며
“범행 후에도 피해 회복 노력이 없고, 보조사업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고인 “사전 협의 있었다” 주장했지만 법원 “신빙성 없다”
A씨는 재판에서 “부여군 공무원과 피해자 측 실무자와 사전 협의 하에 중고 열기구를 납품하고 추후 부품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관련 공무원과 협회 관계자 진술, 수사기록 어디에도 이러한 합의 내용은 없었으며, 오히려 피고인이 “신품 납품”을 주장하던 초기 진술과 상반된다는 이유에서다.
법원 “사기·표시은닉 모두 유죄”… 단, 법정구속은 안 해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 범행 후 태도 등을 종합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현재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은 적고 피해 회복의 기회를 부여한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한편, 스카이배너가 납품한 열기구는 부여열기구협회가 민사소송을 제기해 ‘동산 인도 판결(2024가단121668호)’을 확정받았으며, 해당 열기구는 여전히 인도되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