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전 백제의 숨결을 걷다…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왕궁의 자취와 최후의 항전 서린 역사의 현장
부소산 숲길 따라 낙화암·고란사 절경 일품사비 백제의 심장을 만나다 

충남 부여군의 북쪽 끝자락, 백마강이 굽어 흐르는 곳에 백제 사비시대(538~660)의 영광과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 있다. 바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이다. 

찬란했던 백제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산책 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는 부여의 대표 관광 명소다. 

부소산성 산책로.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울창한 소나무 숲길은 역사 탐방과 함께 힐링을 즐기려는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사진=충청남도)

사라진 왕궁의 터, 상상력으로 깨어나다 관북리 유적 

부소산성 남쪽 기슭에 넓게 펼쳐진 관북리 유적은 백제 사비시대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1982년부터 시작된 발굴 조사를 통해 대형 전각 건물지, 연못, 도로, 하수도 시설 등이 확인되며 그 위용을 드러냈다. 

특히 이곳에서 발견된 대형 목곽 저장고는 당시 백제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타임캡슐이다. 저장고 안에서는 참외, 복숭아 등 다양한 과일 씨앗이 출토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록 화려했던 목조 건축물은 사라지고 터만 남았지만, 정교하게 다듬어진 주춧돌과 배수로를 따라 걷다 보면 1,400년 전 왕궁의 웅장함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드론사진으로 본 부여 관북리 유적. 넓게 펼쳐진 대형 건물지 터와 그 뒤를 감싼 부소산의 모습이 백제 왕궁의 옛 위용을 짐작게 한다.(사진=뜨래마루 미디어)

왕의 후원에서 최후의 방어선으로부소산성 

관북리 유적의 뒤편, 해발 106m의 부소산에 자리 잡은 부소산성(사적 제5)은 백제 도성의 진산(鎭山)이자 최후의 보루였다. 평시에는 왕과 귀족들이 풍류를 즐기던 아름다운 후원(後苑)이었으나, 전시에는 적을 막아내는 철옹성이 되었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산성을 오르면 백제의 충신 성충·흥수·계백을 모신 삼충사’, 백마강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영일루반월루등 다양한 유적을 만날 수 있다. 

산성의 가장 깊은 곳, 백마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는 낙화암이 자리하고 있다. 백제 멸망 당시 궁녀들이 몸을 던졌다는 전설이 서린 이곳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풍광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절벽 아래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과 고란초 전설이 깃든 고란사의 약수 한 모금은 트레킹의 백미다. 

백마강 절벽 위에 자리한 고란사와 낙화암. 1,400년 전 백제 멸망의 슬픈 역사가 서려 있는 이곳은 부여 10경 중 하나로 꼽힌다.(사진=뜨래마루 미디어)

여행 팁(Tip)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은 넉넉히 2~3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추천 코스는 부소산성 매표소 삼충사 영일루 군창지 낙화암 고란사 유람선(구드래 나루터)로 이어지는 길이다. 걷기에 부담이 없다면 황토 숲길을 맨발로 걸어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위치: 충남 부여군 부여읍 부소로 15

이용 시간: 하절기(3~10) 09:00~18:00 / 동절기(11~2) 09:00~17:00

문의: 041-830-2880

 


댓글 쓰기

다음 이전